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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제 역대급 성적낸 中극장가…'볼 거 없다' 목소리, 왜?[베이징리포트]

字号+작성자:서울뉴스토크출처:백과2024-03-30 00:00:54我要评论(0)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 1.5조 육박…상위 4개 비중 97% 넘어 中 콘텐츠 규제 맞물려 외국 콘텐츠엔 '빗장'베이징 한 영화관 앞에서 시민들이 '니하오, 리환잉', 전광판 앞

춘제 역대급 성적낸 中극장가…'볼 거 없다' 목소리, 왜?[베이징리포트]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 1.5조 육박…상위 4개 비중 97% 넘어
中 콘텐츠 규제 맞물려 외국 콘텐츠엔 '빗장'
베이징 한 영화관 앞에서 시민들이 '니하오, 리환잉',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1.2.22 ⓒ AFP=뉴스1 ⓒ News1 정은지 특파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 기간 중국 극장가가 역대급 흥행을 이뤘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내수 진작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문화 산업에서 활기를 나타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소수의 영화에 관객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외국 콘텐츠에는 빗장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중국 국가전영(영화)국에 따르면 올 춘제 연휴 기간(2월 10~17일) 박스오피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7% 늘어난 80억1600만위안(약 1조4843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관객수는 1억6300만명으로 2021년의 1억6000만명을 넘어서며 최대를 기록했고, 상영관수도 394만2000개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 기간 러라군탕(熱辣滚烫), 페이츠런셩(飞驰人生2 ·질주인생), 부니베어:역전시공(熊出没,逆转时空), 제20조(第二十条) 등의 박스오피스가 각각 27억1800만위안, 23억9800만위안, 13억8900만위안, 13억4000만위안의 매출을 각각 기록하며 크게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러라군탕은 2021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인 '니하오, 리환잉'의 감독 자링이 연출과 주인공을 맡은 영화다.

숫자로만 보면 중국 영화산업은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국내와 달리 충격에서 벗어나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중국 춘제 극장가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애니메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했고 실제 영화를 보기 위해 지불하는 가격이 예년 대비 떨어져 진입 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영화 집계사이트인 덩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춘제 기간 판매된 영화 평균 티켓 가격은 50위안 미만으로 지난해 춘제의 52.3위안보다 하락했다. 영화 예매 사이트 등이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함에 따라 실제 구매 가격이 떨어진 것이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 영화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어 '볼 게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춘제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매출 상위 4개에 이름을 올린 중국 영화가 전체 춘제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7%를 넘어선다. 춘제 연휴 기간 1~2개 영화에 '쏠림' 현상이 나타났던 것은 한 두해일이 아니지만 이로 인해 이미 개봉했던 영화들이 돌연 상영을 중단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번 춘제 기간 총 8편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했는데, 이 중 워먼이치야오타이양(我们一起摇太阳·인생이여 만세), 홍탄선생(红毯先生) 등 4편이 모두 춘제 극장가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극장에서 실제 관람이 가능한 영화 수는 줄어든 셈이다.

ⓒ News1 DB


중국 정부의 콘텐츠 규제 정책 강화와 맞물려 중국 영화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심화하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춘제 연휴를 전후로 자국산 영화를 중심으로 상영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연휴 기간 전세계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웡카'와 같은 작품들은 중국 주요 영화관에서 찾아볼 수 없거나, 황금시간대에는 상영하지 않는다. 중국인들 가운데는 영화관을 찾는 대신 VPN 등을 통해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을 구독해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가전영국에 따르면 18일 오전 2024년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는 110억8100만위안을 돌파했는데, 이 중 중국산 영화의 비중은 96.75%에 달한다.

이미 중국 연간 흥행작에 외국 작품이 자취를 감춘 지도 오래다. 최근 3년간 중국 영화 박스오피스에서 자국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83~85%에 달한다.

이에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콘텐츠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외국 콘텐츠에 대한 진입 규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는 중국 현지 파트너와 공동 제작을 하거나 판권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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